2025년 7월, 대한민국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키링 하나에 온통 들썩였습니다. 지난 며칠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 바로 '라부부(LABUBU)'입니다. 이 작은 괴물 인형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서버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전무후무한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단순한 인형을 넘어, "지금 사서 되팔면 100만 원 넘게 이득 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며 '라부테크(라부부+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이 현상. 도대체 라부부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대한민국이 열광하는 것일까요? 카카오톡 마비 사태의 전말부터 100만 원 수익의 진실까지, 지금부터 라부부 열풍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이빨 내놓은 괴물 토끼, '라부부(LABUBU)'의 정체
라부부는 언뜻 보면 토끼 같지만, 사실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에 뾰족한 귀와 큰 이빨을 가진 작은 몬스터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는 홍콩의 유명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이 만들었으며, 글로벌 아트토이 기업 **'팝마트(POP MART)'**를 통해 상품화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못생겼는데 귀엽다(못귀)'로 표현되는 독특한 매력과 함께, 매번 마카롱, 꽃, 운동 등 다양한 콘셉트의 시리즈로 출시되어 수집가들의 수집 욕구를 강력하게 자극하고 있습니다.
2. 대혼란의 시작: 카카오톡 선물하기 마비 사태
사건은 2025년 7월 9일 오전에 발생했습니다. 팝마트가 신제품 **'라부부 마카롱 달콤한 비밀(The Monsters - Sweet Macaron)'** 시리즈 키링을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단독 선판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폭발적인 수요: 이전 시리즈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라부부의 신작이, 접근성이 가장 좋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풀리자 전국의 팬과 리셀러들이 동시에 몰려들었습니다.
- 서버 마비: 오전 10시 판매 시작과 동시에 접속자가 폭주했고, 결국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버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약 1시간가량 접속 장애 및 결제 오류가 발생하는 등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국민 앱의 서버를 마비시킨 이 사건을 통해 라부부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사회 현상' 수준임을 증명했습니다.
3. 100만원의 재테크? '라부테크' 열풍의 진실
"키링 하나로 100만 원을 번다"는 말, 과연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입니다. 이 비상식적인 수익 구조의 핵심에는 '블라인드 박스'와 '시크릿 피규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1) 맹목적인 구매, '블라인드 박스'
라부부 시리즈는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됩니다. 어떤 디자인의 키링이 나올지 완전히 랜덤이라는 뜻이죠. 이 '뽑기'와 같은 도박적인 요소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더욱 부추깁니다.
(2) 희소성의 가치, '시크릿(Secret)' 피규어
모든 블라인드 박스 시리즈에는 기본 디자인 외에, 극히 낮은 확률로 등장하는 '시크릿 피규어'가 존재합니다. 이번 마카롱 시리즈의 경우 '오후의 티타임(Afternoon Tea Time)'과 '왕딸기(King Strawberry)'가 시크릿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크릿 피규어는 그 희소성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가격이 폭등합니다.
(3) 실제 가격 분석
- 정가: 라부부 마카롱 키링 1개의 정가는 15,000원입니다.
- 일반 모델 리셀가: 인기가 덜한 일반 모델은 2~3만 원, 인기가 많은 모델은 5~8만 원 선에서 거래됩니다.
- ★시크릿 모델 리셀가★: 바로 이 시크릿 모델, '왕딸기' 라부부의 경우 리셀 플랫폼 'KREAM' 등에서 80만 원에서 최대 120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즉, 15,000원을 투자해 운 좋게 시크릿을 뽑는다면 수십 배의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한 박스(12개입, 18만 원)를 구매해 시크릿을 얻었다면, 시크릿 피규어 하나만 팔아도 약 100만 원에 가까운 순수익이 생기는 '라부테크'가 현실이 되는 셈입니다.
4. 왜 우리는 '라부부'에 열광하는가?
이러한 열풍은 여러 사회적, 심리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 수집과 소유의 욕구: 전 시리즈를 모으고 싶은 키덜트(Kidult) 문화의 확산.
- 랜덤 뽑기의 재미: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르는 기대감과 스릴.
- 재테크 수단으로의 변모: 단순 취미를 넘어 '아트테크(아트+재테크)'의 대상으로 인식. 한정판 스니커즈처럼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
- SNS를 통한 과시와 공유: '힙한' 아이템을 소유하고 이를 인증하며 트렌드에 동참하려는 심리.
결론: 인형인가, 투자 상품인가
카카오톡 서버 마비 사태로 정점을 찍은 라부부 열풍은, 이제 라부부가 단순한 캐릭터 상품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순수한 즐거움을 주는 수집품이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짜릿한 수익을 안겨주는 투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리셀 시장이 그렇듯 현재의 과열된 인기가 언제 식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섣부른 투자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새겨들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빨을 드러낸 작은 몬스터 키링 하나가 2025년 대한민국의 소비 트렌드와 욕망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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